"셸"은 스코틀랜드 하이랜드 지방의 외딴 주유소에서 성장한 십대 소녀 셸의 이야기를 다룬 일종의 로드무비다. 엄마는 셸이 어릴 때 집을 나갔고, 셸은 죽어가는 아버지를 돌보며 살고 있다. 십대가 된 셸은 아름답지만 고립된 이곳에 갇혔다는 생각을 떨쳐버릴 수가 없다. 셸은 쇠락한 주유소를 운영하고 병든 아버지를 돌보면서 종종 동네의 한 정비사와 침대에서 뒹굴며 시간을 흘려 보낸다. 트럭이 지나가며 집을 덜걱 거리게 만들 때마다 셸의 인생이 트럭과 함께 스쳐 지나가 버리는 것 같다. 어느 날 한 세일즈맨이 차에 주유를 하기 위해 잠시 멈추는데, 셸은 그를 통해 이곳이 아닌 다른 세상을 엿보게 되고 그로 인해 셸은 떠나고 싶은 욕망에 시달린다. 영화는 스코틀랜드 하이랜드에서 촬영됐다. 스코틀랜드 출신의 유망한 배우 로르나 크레이그가 셸 역을, "런던에서 브라이튼까지"의 샌디 모튼이 셸의 아버지 역을 맡았다. "붉은 거리"의 폴 히긴스가 세일즈맨 역으로 출연한다. 강렬하면서도 답답한 분위기의 영화 "셸"은 "황무지"와 "파리, 텍사스" 같은 미국 고전영화에 바치는 오마주 같은 영화다. (2012년 제17회 부산국제영화제)